여행을 떠나요/서울이에요

쑤니쑨쑤의 다리에 멍든 일기

쑤니쑨쑤 2021. 12. 14. 23:04

 

아.. 이게 뭐냐고요...? 네. 오늘도 기행문을 남기기에는 체력이 따라주질 않아서 이렇게 주절주절 일기를 작성해 보려고 해요. 저는 어려서부터 심각할 정도로 자주 다쳤습니다. 그래서 다치지 않고 지나간다 싶은 날이면 여김 없이 안 좋은 일이 터지곤 했었죠. 덤벙대는 것도 문제였지만 누군가와 대화를 하다 보니 헛발 짚고 넘어지기 일쑤였는데요. 그만큼 멀티가 안 되다 보니 지금까지도 한 번에 두 가지 일은 해내지 못하는 성인으로 자랐습니다.

 

 

뭐, 다른 얘기로 또 흘러갔는데요. 지금 이 사진도 징그러운 분들이 많을 것 같아 블러 처리했지만 최근 발톱이 또 빠져서 이제 또 한동안 안 다치겠거니 했습니다. 아무래도 어릴 때보다는 다치는 주기가 길어졌거든요. 그런데 아니나 다를까 오늘 또 편의점에서 우당탕 소리와 함께 정강이를 철 선반에 냅다 들이박았네요. 편의점 사장님께서 괜찮냐며 여기도 지진 난 줄 아셨다네요..; 다행히 제품이 망가지거나 크게 다치지는 않았는데요. 집에 오자마자 바로 멍과 붓기 빼주는 연고부터 발랐습니다. 그랬더니 다행히도 거무칙칙한 멍으로 변하지는 않았네요. 두고 봐야겠지만 이번 주 금요일 전까지는 없어지길 바라봅니다..;

 

그런데 자주 다치는 사람들은 마음도 자주 상처를 입을까요? 네. 저 같은 경우는 그렇습니다. 어려서부터 상대방의 말에 귀를 기울이다가 혹여 내게 상처 주는 말을 하거나 내가 원하지 않는 답변을 하면 크게 상처를 입고 혼자 속앓이 하곤 하였습니다. 외모적인 트라우마도 있었는데 그 부분에서 더 소심해졌던 것 같아요. 그렇게 청소년기 사춘기 시절을 지나 대학생에 이르기까지 외모를 꾸미고 도전을 감행하더라도 겉은 아무리 활발하고 똥깨발랄하더라도 정작 속은 거무튀튀하게 종이를 꾸깃꾸깃 뭉쳐놓은 것만 같았죠.

 

그렇게 대학교 자퇴를 얼마나 고심했는지 모릅니다. 그래도 어떻게 어떻게 해서 대학은 졸업하고 오히려 속이 후련하더군요. 또래들과는 그리 어울리지 못했으면서 사회생활을 하면 오히려 편하고 더 다가가기 쉬웠으니까요. 나를 모르는 사람이라 생각해서 그랬던 것인지 아니면 또래와 어울리는 방법을 몰랐던 것인지 그렇게 20대를 보냈습니다.

 

그런데 어느덧 서른, 저에게는 30대가 안 올 줄만 알았습니다. 하지만 세월은 생각보다 정말 빨리 지나가더라고요. 미친 듯이 하고 싶은 것 다 하고 지낸 세월이 한탄스럽기도 하고 또 한 편으로는 후회 없이 다 해본 것이 다행이라는 생각도 들면서 뭐든 할 수 있다는 자신감만 있었습니다.

 

하지만 여러 번의 실패를 거듭한 후 반백수처럼 활동한지도 벌써 3년 차, 이제는 손 안 벌리는 게 중요한 것이 아니라 부모님께 용돈을 드려야 할 시기인데 똑같은 생활을 한다는 게 죄송스럽기만 하네요.

 

청춘.

 

젊은 시절은 생각보다 우리에게 오래 붙어있지 않은 것 같아요. 아직은 젊다고 말하는 분들도 많으시겠지만 이 시절을 그냥 한량으로 보내기엔 너무나도 귀하고 소중한 시간이니까요.

 

나름대로 노력은 했지만 금전적으로 돌아오는 것이 없다면 그건 길이 아니라고 생각하고 돌아설 줄도 알아야 하는데 제 고집이 문제였던 것 같습니다. 지금이라도 노력해 보려고 하는데 실패하더라도 내 생에 처음으로 제대로 된 도전을 해 보려고 해요. 안 되는 걸 되게 하는 것이 성공이고, 혹여 성공하지 못하더라도 노력의 성과는 분명 나타난다고 믿으니까요.

 

주제넘지만 하나만 말씀드리면서 마무리하도록 하겠습니다.

 

혹여 현재의 삶의 만족스럽지 못하더라도 실패했다고 좌절하지 마세요. 내가 이 길이 끝이라고 생각할 때 또 다른 길이 열리기도 하고 그 후회감이 나의 의지로 발돋움하기도 하니까요. 같이 힘내자요! 아자!